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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도 저러지도"…미친 환율에 기업들 '악소리' (220924 한국경제)경제신문스크랩(기업) 2022. 9. 24. 09:56
'고환율=수출 호재' 이젠 옛말
원자재값 급등에 효과 상실
외화빚 많은 항공사 손실 급증
화학·철강·배터리업계도 시름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기업들에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3중고’ 비상이 걸렸다.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 하락) 수출이 늘어난다는 오랜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환율 쇼크’는 수요 위축과 경기 침체를 동반해 기업들의 시름이 더욱 커지고 있다.
23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0전 내린 1409원30전에 마감했다.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이틀째 1400원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13년 만에 찾아온 1400원대 환율 탓에 원자재 구입비를 달러로 치러야 하는 기업들은 ‘악’ 소리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 원자재를 들여와 제품을 생산하는 배터리 업체와 달러를 주고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수입하는 화학업체, 철광석·석탄을 들여오는 철강업체 등은 치솟은 환율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세계 2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이 구매하는 양극재 가격은 ㎏당 42.37달러로 작년(21.81달러)에 비해 약 두 배로 뛰었다. 롯데케미칼이 들여오는 나프타 가격도 평균 t당 863달러로 작년(612달러)에 비해 41.0% 올랐다. 이는 2분기 기준으로, 3분기 환율은 전분기 말보다 100원가량 급등했다.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은 금리 급등에 환율 상승까지 겹쳐 허덕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항공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0원 오르면 각각 3500억원, 2840억원가량의 외화평가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6월 말 부채비율이 6544.6%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외화평가손실은 올 상반기에만 416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983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항공기를 들여오기 위해 빌린 외화차입금이 6월 말 기준 4조8664억원에 달하다 보니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경기 둔화로 글로벌 수요마저 줄어들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당장 4분기 경영 계획과 전략을 새로 짜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대한항공·아시아나, 환율 100원 오르면 평가손실만 年 6300억
高환율에 원자재·물류비용 폭등…식품·화학·철강 등 직격탄 맞아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로 인한 강(强)달러의 유탄이 국내 기업들에 쏟아지고 있다. 올 들어 원자재·물류 비용이 폭등한 가운데 환율까지 치솟자 각 기업은 화들짝 놀라 고환율 대응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는 중이다. 높은 환율은 그동안 수출 제품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이었지만, 지금의 고환율은 경기 침체 신호라는 측면에서 상황이 다르다. 장기간의 저금리 구간을 벗어나자마자 갑자기 닥쳐 온 고금리·고환율로 인해 기업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 급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 코스피 2300 붕괴 > 기업들이 치솟는 금리와 환율 등으로 인해 '시계 제로'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40전 내린 1409원30전, 코스피지수는 1.81% 떨어진 2290.00으로 마감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지표를 확인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23일 경영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은 잇달아 고환율에 따른 시나리오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내년 초 환율이 달러당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지면서 기업들은 기존 경영계획을 모두 폐기하고 새로 계획을 짜야 하는 상황이라며 난감해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환율과 금리 수치를 크게 벗어나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며 “종전에 세운 계획은 이제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경영계획은 고사하고 당장 1주일 뒤 시작되는 4분기 계획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처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는 것보다도 달러화 변동성이 너무 높은 게 더 큰 문제”라며 “안정적으로 사업계획을 짜는 게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을 달러로 지급해야 하는 기업들의 애로가 많다. 해외에서 밀, 유지류, 커피 원두 등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판매하는 식품 제조업이 그중 하나다. 환율이 줄곧 오름세여서 원재료 구입을 늦췄다가 후회하는 기업이 수두룩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가가 뛰어서 재료 구입을 늦췄는데 하반기엔 환율이 급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항공기를 들여오느라 달러 빚을 많이 지고 있는 항공업계도 대표적인 고환율 피해 업종이다. 환율이 100원 오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항공사에서만 외화평가 손실이 6000억원 넘게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등 아시아권 중심으로 취항하는 항공사들은 중국 등과의 왕래가 충분히 풀리지 않은 가운데 금리 상승, 고환율이 ‘엎친 데 덮친’ 처지다.
철광석과 석탄을 해외에서 사오는 철강업계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는 정유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포스코가 수입하는 철광석 가격은 지난 2분기 t당 126달러로 작년 4분기(96달러)에 비해 31.2% 치솟았다. 원자재 가격이 뜀박질한 데다 환율 급등까지 겹쳐 3분기 원자재 매입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내년 화두는 비용 절감”
기업들은 강달러 기조가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Fed가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가 강력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등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김형주 LG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의 고환율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처럼 유동성 위기로 인한 것이 아니다”며 “글로벌 경기가 침체를 보이면 원화가 약세여도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환율 급등의 수혜를 보는 기업들도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조선·반도체 관련 업종이다. 현대자동차는 2분기 환율 상승 효과에 따른 매출 증가분이 2조1540억원, 영업이익 증가분이 6410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현대차 관계자는 “아무리 달러로 물건값을 받는다고 해도 차가 팔리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영세한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받는 것도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접어들어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는 당장의 환율 손익보다도 전반적인 침체로 인한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 결제 통화 다변화, 파생상품 가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환율 리스크 방어에 나서고 있다. SPC그룹은 프랑스산 버터, 호주산 밀 등 미국 외 지역에서 수입하는 원재료를 달러 대신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15/0004753692?date=20220924
"이러지도 저러지도"…미친 환율에 기업들 '악소리'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기업들에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3중고’ 비상이 걸렸다.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 하락) 수출이 늘어난다는 오랜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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